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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센스 스틱

[미향] 중독성 쩌는 매영당 미향 호문목 인센스 세트 3가지 리뷰! (침향 호문목, 미향 호문목, 코로나 향피우기)

by 딩디리링 2020. 4. 1.

매영당 미향 호문목 세트 시향!

인센스 월드에서 주문한 3차 인센스 중에서 가장 기대했던 게 바로 이 호문목이다! 매영당의 미향 호문목 세트로 3가지 인센스가 들어가 있다.

이렇게 정성스러운 향나무(?) 케이스에 담겨 있는데 선물용으로 정말 좋을 거 같다. 나는 물론 나를 위해 구입했지만 ㅋㅋ 3가지 인센스에 4만 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를 하고 있어서 혹한 것이다. (원래는 5만 원)

나무 케이스의 퀄리티와 마감이 생각보다 좋다. 현재는 자주 안 쓰는 인센스 스틱을 보관하는 상자로 사용하고 있다.

매영당의 인센스는 처음인데 일본 사카이시(오사카 바로 아래)에 위치한 회사이고 1657년 향목 수입을 시작으로 선향과 향료를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업체라고 한다. 거의 363년? 아무튼 300년 이상 된 곳이라 전통이 있고 향의 깊이가 남다르다고 한다.


이 시국에 일본산이라 정말 죄송하지만 인센스 향이 정말 남다르다. 평소 말을 많이 하고 기관지에 신경을 써야 하다 보니 계속 미연향 쪽으로 인센스를 찾고 있는데 일본산 퀄리티가 좋다 보니 다른 인센스에 손이 잘 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도 국산 미연향 찾기 꼭 성공할 겁니다!)

케이스를 열자마자 계피 향과 박하향이 확 올라왔다. 한약 냄새와 달달하고 톡 쏘는 박하향이 마음에 들었다. 뚜껑을 열어두고 방향제로 써도 그만일 거 같다는 생각이다.

왼쪽부터 상쾌한 미향 호문목, 봄 매실 전통 호문목(?), 침향 호문목이다. 전부 미향이며 중간의 매실 전통 호문목을 제외하고는 미연향(향이 거의 없음)이기도 하다. Less Smoke라고 적혀있다.

1. 상쾌한 미향 호문목 (미연향)

가장 상쾌한 향이 많이 나는 호문목이다. 호문목에는 백단, 침향, 계피, 용뇌, 정향 등의 재료가 들어간다고 하는데 어느 재료가 더 많이 섞였냐에 따라 향기가 살짝 다르게 나는 거 같다.

이 상쾌한 호문목에는 용뇌가 더 많이 섞였을 것으로 예상한다. 용뇌를 검색해보니 서늘하고 맵고 짠 성질이 있으며 향이 박하향과 비슷하게 화하다고 한다. 심장, 비, 폐로 들어가 막힌 것을 뚫어내고 정신을 깨우는 효능이 있다고 했다.

익숙한 박하향이 달달하게 느껴지는 게 아주 기분이 좋다. 그 안에서도 뭐랄까... 숲속 향기가 섞여 있는 느낌이다. 계곡에 앉아 있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비올 때 느낌 같기도 한 뭐라 설명할 수 없는 상쾌함이 느껴진다.


부러진 게 좀 있었지만 인센스를 택배로 받는 것에서 감수해야 할 문제인 듯하다. 아니면 업체에서 보내주실 때 에어캡을 안에 한 장 정도만 넣어준다면 빈 공간이 없어서 잘 부러지지 않았을 거 같은데 인센스 월드에게는 그 부분이 아쉽다.

용량은 85g(150스틱?)으로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적당한 양이다. 나 처럼 하루에 5개 이상씩 향을 피워대면 남아나는 향이 없을 거 같긴 하지만 ㅜ. 길이는 약 13.5cm.

처음 향을 피웠을 때는 조금 당황했다. 아무래도 매영당 향은 처음이기도 하고 타는 냄새가 꼭 플라스틱 타는 냄새라고 해야 하나? 어디서 전기 배터리가 과열되었나? 하는 생각이 드는 냄새가 났다.

물론 가까이에서 맡은 향이라 그렇고 멀리서는 그렇게 느껴지진 않았는데 이 매캐하고 매운 냄새가 용뇌나 정향의 타는 냄새와 침향의 타는 냄새가 섞여서 그런 거 같았다. 그 매운 향기 안에서 시원하고 달달한 인삼 느낌의 향기도 느낄 수 있다.

다 피우고 나서 잔향이 정말 좋은데 매운 냄새는 금방 사라지고 시원하며 향기롭고 달달한 향기가 집안에 풍긴다. 그래서 요즘은 보 루비보다 이 향을 아침에 가장 먼저 피운다. 하루를 시작하기에 좋은 향기라고 생각한다.

연기에 대해서는... 미연향이라고 하기엔 훈수당의 보 시리즈와 비교해서 눈에 보이는 연기가 제법 있었고 일반 향에 비해서는 조금 연하게 피어올랐다.


2. 전통 미향 호문목 (매실?)

녹색에 매화꽃이 그려진 미향 호문목이다. 이것도 위와 똑같은 85g 정도이며 약 13.5cm이다. (스틱이 가벼워서 그런지 양은 잴 많다.)

케이스에 비코우(Bikou)라고 적혀있어서 검색을 해보니 "델리케이트 인센스(섬세한 향)"라는 뜻이며 전통적인 호문목의 하위 버전이라고 한다. 백단(sandalwood)과 침향(aloeswood), 계수나무(계피), 다른 중국 약초를 살짝 배합하여 부드럽게 만든 버전이라고 한다. (역시 구글링)

비코우 미향 호문목의 향기는 박하, 계피에 이어 살짝 인삼껌 냄새가 느껴졌다. 달달한 향은 계피인 거 같고 쿰쿰한 향기도 느껴졌는데 그건 침향 냄새라고 생각된다. 보기 좋은 갈색의 인센스 스틱이다.

이건 미연향이 아니어서 연기는 다른 천연재료의 인센스들 처럼 제법 있는 편이다. 나무 타는 냄새가 나긴 났는데 굉장히 구수하게 느껴졌다. 향나무나 솔잎 타는 냄새와도 비슷하고 그 안에서 한방 약재의 냄새가 약하게 섞여 있었다.

처음에는 그냥 시골의 아궁이 향기라고 느꼈지만 그 안에서 호문목만의 독특한 향기와 용뇌나 침향의 매운 냄새가 느껴져서 색달랐다.


꼭 2m 이상 멀리 두고 피우시길 추천한다. 집안 가득 잘 퍼지는 향기이다. 그리고 거리에 따라 느껴지는 향이 완전히 다르다. 인위적인 향이 섞인 걸 싫어하신 다면 추천할 만한 향기이다. 전통적인 호문목을 자극적이지 않게 느낄 수 있는 미향 호문목인 거 같다.

특히 이렇게 베란다에 두고 방으로 통하는 창문을 열어두면 집 안에 향기가 잘 퍼진다. 연기가 보이는 인센스를 선택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이렇게 흐르는 연기를 멍 때리며 보기 위함인데 그런 역할도 톡톡히 하는 거 같다.

베란다에 캠핑의자 두고 햇볕을 쬘 때가 많은데 그때 이렇게 해두면 시골에 온 것 같고 호문목 향기로 힐링도 하며 마음이 한결 평화로워진다.

3. 침향 미향 호문목 (미연향)

케이스에 한자로 침향 호문목이라고 떡 하니 적혀있다. 많이 늦은 감이 있지만 이쯤에서 왜 호문목이라고 이름을 지었지?라는 의문을 가져본다. ㅋㅋ

일본에서는 매화를 호문목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원래 호문목의 유래는 이렇다고 한다.

진(晋) 나라 무제(武帝)가 문학을 좋아했는데 그 공부에 힘을 쏟으면 매화가 꽃을 피우고 공부를 끝낼 때는 매화꽃이 다 지고 없었다고 한다. 그만큼 공부에 집중해서 그렇다는 뜻이겠지?

그래서 문학을 좋아하는 것과 매화를 연관시켜 호문목이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고사가 있다고 한다. 요즘처럼 날이 따뜻해지고 서서히 피는... 아니 이미 다 핀 매화꽃을 보고 있으면 누구든지 마음이 평화로워지고 글이나 공부가 잘될 것 같다는 느낌이다.

아무튼 이 침향 호문목에 대해서도 기대가 컸다. 처음으로 인센스를 주문할 때 침향 금강을 주문했는데 오리지널 침향나무가 주는 향기에 충격을 받아서 거의 손을 못 대고 있기 때문이다.

조금 향기롭게 피울 수 있는 침향이라 기대하며 케이스를 열었다.

앞선 두 가지에 비교했을 때 매운 향기가 가장 많이 느껴졌다. 백단의 향기는 모르겠고 침향의 쿰쿰함과 용뇌의 시원함도 좀 더 섞여 있었다.

침향 호문목은 다른 것들보다 조금 적은 75g이 들어있어서 그런지 부러진 인센스가 많았다. 씁쓸... 다시 한번 얘기하지만 위에 에어캡 한 장만 넣으면 덜 부서질 거 같다. ㅜ 부러진 잔당들은 모아다가 방향제로 쓸 생각이다.

침향 호문목을 처음 피웠을 때 정말 충격적이었다. 앞선 향기에서도 얘기했지만 정말 나의 뇌에서 느끼기로는 플라스틱 타는 냄새, 전기 배터리 열받은 냄새, 쓰레기 모아서 태우는 냄새였기 때문이다. ㅜ 굉장히 매운 냄새였다.

누가 가까이서 맡으면 어디 불났냐고 물어볼 법한 그런 냄새였다. 

처음에는 놀래서 더 이상 피우지 않았다. 하지만 인센스 월드에 물어보니 여러 번 피워보고 향을 다시 느껴보라 그래서 그 후에 조금씩 자투리를 가지고 태워보고 시향을 시도해보았다.

향기가 점점 익숙해지고 뇌가 학습을 하더니 정말 신기하게도 그 안에서 나는 향기를 인지하기 시작했다.


매운 냄새가 침향의 냄새이고 육두구나 용뇌가 타는 냄새라는 것을 인지하기 시작한 것이다. 3가지 미향 중에서는 가장 매운 냄새가 많이 났다. 코가 톡 쏘는 느낌이었는데 이 매운 냄새가 슬슬 중독성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막힌 코가 뚫리는 느낌?)

실제로 침향은 비염 환자의 코막힘에 좋다고 한다. 그밖에 폐의 기능을 회복시켜주고 뇌혈관 건강, 미미한 마비 증상 개선, 위장장애, 소화 기능 개선, 혈액순환, 체력 강화의 효능도 있지만 그건 복용했을 때 효능인 거 같다.

가까이에서만 맵지 멀리서는 그렇게 맵게 느껴지지 않는다. 매캐함이 덜 하다.

3가지를 다 피워보고 느끼는 거지만 호문목은 무조건 멀리 두고 피우고 잔향을 기대하며 피우는 게 맞는 거 같다. 이 침향 호문목의 잔향도 호문목만의 약재 냄새와 단내가 은은하게 집에 배여든다.

침향은 확실히 잔향도 맵다. 도대체 잔향이 뭐야?라고 궁금해하신다면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나오시길 추천드린다. 계속 가까이 있어서 못 느끼던 그 잔향을 확실히 느끼실 수 있을 것이다.

침향 호문목의 연기는 눈에 살짝살짝 보이는 정도이다. 훈수당의 보 루비처럼 완전 안 보이는 것은 아니다.

재도 어찌나 안 떨어지는지 길게 버티고 버티다가 한 번에 떨어지면서 바닥을 테러하기도 한다. 넓은 접시나 향로를 사용하길 추천드린다.

이 미향 호문목 시리즈를 만나면서 지금까지 접하지 못한 새로운 향기에 뇌가 다소 혼란을 겪었지만 이내 적응하고 향기의 근원을 찾는 모습에 굉장한 흥미를 느꼈다.


경험해보지 못한 인센스의 첫 경험이란 이런 느낌인 가 보다. 굉장히 매력적이고 고급진 일상이 아닐 수 없다. 바람을 타고 오는 호문목만의 향기, 자연의 풀 내음과 달달한 냄새, 숲속 계곡의 느낌... 여러 가지를 연상하며 뇌를 더욱 훈련시키는 느낌이다.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에는 연기 때문에 인센스 스틱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다. 하지만 한 달 가까이 인센스를 접하면서 더욱 풍요로워진 내 삶에 만족을 느낀다. 우한 폐렴으로 집 밖에 잘나가지 못하는 이 답답함을 잊어버리게 해주는 인센스 취미는 절체절명(絕體絕命)의 순간에 나를 살리기 위해 다가온 것 같다.


- 2020년 4월 1일 새벽에 딩디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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